191021 삼차원 타자기; 희곡우체통

re: PLAY 2019. 10. 26. 22:44

2019년 10월 21일 오후 7시 30분. 국립극단 스튜디오 하나. 낭독<삼차원 타자기>; 희곡 우체통 7차 낭독회
수리공 장성익 / 수집가 신안진 / 학생 황미영 / 작가 백석광 / 지문 이기현 / 학예사 신사랑
작가랑 지문 배우 얼굴이 약간 많이 헷갈려여,,, 확신이 없어여,,, 혹시 바꿔썼으면 미안합니닷,,, 

신춘문예 씹어먹던 오세혁의 리즈시절을 다시 보는 기분이었다. 이야기 구성이나 전개해가는 스타일이 비슷했고, 특히 홀연했던 사나이 생각이 많이 났어. 너무너무너무 소중한 신인이었음. 이미 소설로 등단한 작가라고 해서 오히려 별 기대 없었는데 웬걸 대사가 입에 쫙쫙 달라붙더라. 소리내어 읽으면서 쓰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역시 잘 쓰는 사람은 장르가 뭔들 싶었다. 극한으로 몰아가는 스타일을 좋아해서 전반적인 흐름도 완전 취저였다. 이걸 어떻게 맺을지 궁금했는데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거도 좋았어. 갑분 해피엔딩으로 훈훈하게 끝나는 듯하다가 갑자기 호러로 꺾어서 긴장감있게 가다가 다시 유머러스하게 푸는 결말이 인상 깊었다. 소재도 신선했고 풀어가는 방식도 재밌었음. 타자기의 원리가 2차원에서 3차원으로 진일보하게 된 상징적 모델이라는 설정도 의미심장했고, 거기에 집착하는 수리공 캐릭터의 드라마가 등장하면서 각 인물이 지닌 사연에 대한 짜임새도 꽤 훌륭했음. 학예사 이야기는 조금 톤이 달라질 수도 있었는데 무게감이 나쁘지 않았고. 배우들 캐스팅도 적절했다. 일단 신사랑, 못본 사이에 성숙해지고 깊어진 모습에 또 한번 반했다. 이런 연기도 잘 해내는구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한 시간이었고, 새삼스럽지만 무대에서 오래오래 볼 수 있길 기도했다. 그리고 신안진... 요즘들어 내 취향이 어려지긴 했는데 예전의 나였다면, 만약 내 주변에 있었으면 정신 못차리고 한번 만나보자고 쿰척거렸을 거 같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완전 찰떡같은 캐스팅이었음. 요즘 1분 1초가 몰아치는 현생을 사는 덕분에 너무 피곤해서 관대나 내가 사랑하는 희곡 우체통의 시그니처 피자 파티는 참석하지 못하고 낭독만 간신히 보고 호다닥 나와버렸지만, 그랬는데도 집에 가다가 기절할 뻔했지만,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희곡우체통 완전 사랑하고 월요일에 한다는 게 유일한 흠이고 그래서 매번 오기 버겁지만 그래도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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